OPENHOUSE

김근태기념도서관

홍규선(여느건축디자인)

2023년 10월 24일 11:00AM
서울 도봉구 도봉산길 14
경계를 짓다
서울시 도봉구 북한산 국립공원으로 향하는 길목에 자리한 대상지는 북서측 등산객을 대상으로 즐비한 식당가와 남동측 아파트 단지로 빽빽한 주거지역 사이 도시와 자연의 접점에 자리한다. 이러한 입지 특성상 지역주민의 방문뿐 아니라 곁을 지나는 다양한 연령대 등산객의 호기심 어린 발길 또한 잦다. 이에 도서관 사용자를 위한 내부 공간만큼이나, 주변에 잠시 머무는 이들을 위한 외부 공간 조성과 그 사이 연계가 만들어내는 예기치 못한 공간적 가능성에 대해 많은 고민을 담았다. 이를 통해 안팎이 함께 어우러져 도시의 다양한 이벤트를 품어내는 내·외부 연계의 소통체이자, 우리 민주주의 발전에 큰 족적을 남긴 김근태 전 의원을 기리며 우리가 걸어온 민주화 역사의 기록을 보관·전시·공감할 수 있는 라키비움으로 설계되었다.

대지와 건축의 사이
이형의 대지, 그 안에 잠재된 수많은 건축적 가능성 중 하나를 불러내는 일은 단순한 그리드의 규칙을 부여하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그리드 체계는 건물의 골조와 외부 바닥의 페이빙패턴, 내부 공간에 이르기까지 적용되며, 안으로는 효율적 공간구조를 제공하는 한편 밖으로는 대지 경계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대지가 품어온 숨은 공간 조직을 드러낸다. 이렇듯 대지 전체에 걸쳐 체계화된 그리드의 사이 공간들을 정의하고, 각각에 특성과 재료를 부여하는 과정을 통해 건축계획이 진행되었다. 이형의 대지와 조율하며 구축된 골조 네트워크와 그 사이에 남겨진 빈 공간은 'INFILL SYSTEM'으로 채워진다. 외부 입면은 벽돌, 유리, 목재, 창호, 문 등의 건축 재료와 요소로, 내부는 서가, 책상, 벽과 같은 물리적 요소와 더불어 도서관 사용자의 다양한 표정과 행위로 그 "채워짐"을 완성한다.

내부 공간
대지에 적용된 구축방식은 내부에서 또한 적용된다. 하얀 벽과 기둥이 만들어내는 공간 시스템의 사이는 천정의 목재 루버, 흰 벽을 닮은 서가, 그리고 외부의 풍경으로 채워져 도서관의 내부 경관을 완성한다. 내부의 여러 공간 중 특히 시선을 끄는 계단형 서가는 방문자의 주요 수직 동선이자 책과 서가를 입체적으로 체험하며 교감하는 공간으로 계획되었다. 바닥을 딛고서는 행위를 넘어 앉고, 만지며 경험함으로써 건축물과 사용자의 보다 적극적 방식의 소통이 발생하는 이 공간은 저마다의 장서와 배치를 가진 층별 공간을 하나로 융합한다.
도서관 서측 한 켠 3개층이 열린 형태로 자리한 '김근태 추모서가'는 비워짐으로 채워져 책만이 아닌 고 김근태 의원의 정신과 생각의 여운을 담아내며, 빛과 음영이 그리는 시간의 흐름을 도서관 내로 드리우며 각 층의 다른 시점에서 도서관의 이정표로 작동한다.
한편 도서관의 북측에 자리하는 전시공간은 열람공간과 지속적으로 소통·순환하는 수직·수평적 연속성을 가진다. 고 김근태 의원의 다양한 기록물과 민주화 발자취를 가감 없이 담아내고 드러내는 이 공간은 마치 백색의 도화지처럼 하나의 배경으로 작동한다.

중간 공간
2개의 필지로 구성된 대상지에 하나로 작동하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두 건물의 양 끝은 브리지형 통로로 연결된다. 연결되고 남은 사이의 외부공간은 자연스레 두 공간의 중정으로 자리하고, 건물의 내부에 다시 외부를 품으면서 겹겹의 공간과 깊이를 만들어낸다. 중정을 중심으로 순환하며 내·외부가 반복되는 공간구조는 너와 나, 서로를 확인하는 경험을 제공한다.

외부 공간
북한산 국립공원이 인접한 대상지는 서측으로는 도봉산과 북한산, 동측으로는 수락산을 모두 조망할 수 있는 조망점이다. 자연을 배경 삼아 다양한 문화 이벤트를 담아낼 입체적 외부공간이 도서관의 곳곳에 자리하며 때로는 자연을 향해, 때로는 도시를 향해 크고 작은 소통의 순간을 만들어 낸다. 도서관과 전시실을 잇는 2층의 외부공간 '추모루'는 도서관의 서측, 그 끝을 보여주지 않고 점층적으로 숨어드는 입단면의 끝단에서 마치 전통 건축의 누각과 같은 쉼의 공간을 만들며 곁을 지나는 행인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도시와 소통한다.

홍규선 사진 이남선


여느건축디자인
www.yeoneu-arch.com

김근태기념도서관
주소 서울시 도봉구 도봉산길 14
개관 평일 9:00~20:00, 주말 9:00~17:00
휴관 매주 월요일, 법정 공휴일
홈페이지 www.geuntae.co.kr

홍규선
홍익대학교 건축공학부 부교수. (한국건축사, 미국건축사)
고려대와 미국 컬럼비아 건축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뉴욕의  GRIMSHAW Architects와  SOM에서의 실무를 거쳐,  2015년부터 홍익대학교 세종캠퍼스 건축학전공 교수로 재직중입니다.  2016년 여느건축디자인을 개소한 이래 공공건축을  포함한 다양한 스케일과 용도의 건축작업을 구현해 나가고 있으며,  2020년  한국건축문화대상 민간부문 대통령상, 2022년 한국건축문화대상 우수상, 2022년 서울특별시 건축상 최우수상과 시민공감특별상 등을 수상하였습니다.

용도지역: 도시지역, 제2종일반주거지역
주용도: 제1종근린생활시설(공공도서관)
대지면적: 1361㎡
건축면적: 452.8㎡
연면적: 1662.29㎡
건폐율: 43.74%
용적률: 102.02%
층수: 지하 1층, 지상 3층
구조: 철근콘크리트구조
시공: 계산엔지니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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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IT YOURSELF 필운동 홍건익 가옥 필운동 홍건익 가옥(서울시 민속문화재 제33호)은 대문채, 행랑채, 사랑채, 안채, 별채와 후원이 있는 구조이다. 자연 지형을 살려 건물을 앉혔으며, 일각문과 우물 같은 시설이 잘 보존되어 있다. 대지 면적은 740.5㎡, 건물 면적은 154.6㎡,이다. 사랑채에 중문을 두어 바깥채와 안채를 구분하였고, 안채에서 후원으로 이어지는 길에는 협문과 일각문을 두어 공간을 구분하였다. 후원으로 갈수록 지대가 높아지며, 후원 끝에는 단차를 이용하여 빙고(氷庫)를 만들었다. 쪽마루와 대청에 설치한 유리문과 처마에 설치한 차양은 근대 시기 한옥의 특징이다. 화강석, 적벽돌, 시멘트, 철제 난간 같은 여러 가지 재료로 담장을 쌓거나 집을 보수한 흔적이 시기별로 달라 집의 역사와 특징을 보여준다. 홍건익 가옥은 서울에 남아 있는 한옥 중 보기 드문 규모의 집으로, 근대 시기 한옥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건축으로 가치를 인정받아 2013년 서울시 민속문화재로 지정되었다. 홍건익 가옥은 서울시에서 매입하고 전문가 자문을 거쳐 2015년 보수를 마친 뒤 2017년부터 일반에 개방되었다. 살림집에서 공공한옥으로 집의 기능이 바뀌며 대문채는 관리실, 행랑채는 화장실, 사랑채는 전시실과 사무실, 별채는 관람객 공간으로 쓰인다. 안채는 모임 장소로 대관하거나 강연과 음악회 같은 문화프로그램을 개최하는 다목적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장소 서울시 종로구 필운대로 1길 14-4 이용시간 화-일 10:00~18:00 휴관일 매주 월요일, 공휴일 이용요금 무료 문의 02-735-1374 www.linktr.ee/seoulhanok www.instagram.com/seoul.hanok/    글 사진 내셔널 트러스트
VISIT YOURSELF 계동 배렴가옥 계동 배렴 가옥(등록문화재 제85호)은 서울・경기지방에서 많이 보이는 튼 ㅁ자형 근대 한옥(대지 257.9㎡, 연면적 98.78㎡)으로 1940년대에 지은 집이다. 민속학자 석남 송석하(1904~1948)가 말년을 보냈고, 1959년부터 1968년까지 화가 배렴이 기거하였다. 제당 배렴(1912~1968)은 실경수묵산수로 대표되는 독자적인 화풍을 완성한 화가로 해방 후 전통회화의 전통성을 되찾는 데 힘썼다. 대한민국미술전람회 심사위원, 홍익대학교 교수 등 미술계 중진으로 활발하게 활동하였다. 배렴이 살던 시기에는 사랑채로 들어가는 별도의 출입구(솟을대문)가 있었고, 대문과 안마당 사이에는 담을 두어 대문을 들어왔을 때 안채가 바로 보이지 않도록 하였다. 목련나무, 감나무, 매화나무 등 나무를 키웠으나 지금은 목련나무만 남아있다. 배렴이 이 집에서 세상을 뜬 뒤 가족들이 1983년까지 살았고, 이후 몇 차례 주인이 바뀌었다. 2001년 SH공사에서 매입한 뒤 임대하였고, 숙박시설로 활용되면서 원형이 많이 훼손되었다. 2017년부터 서울시가 역사가옥으로 개방하기 위해 공간 구성을 새롭게 하였다. 장소 서울시 종로구 계동길 89 이용시간 화-일 10:00∼18:00 휴관일 매주 월요일, 공휴일 문의 02-765-1375, seoulbrhouse@gmail.com 웹사이트 www.seoulbrhouse.com 글 사진 내셔널 트러스트
VISIT YOURSELF 누하동 이상범 가옥과 화실 동양화가 청전(靑田) 이상범이 살았던 집이자 화실인 이곳은 2005년 등록문화재(제171호)로 지정되었다. 현재 가옥은 서울시가, 화실은 종로구가 소유해 관리하고 있으며 일반인들이 방문 가능하도록 개방하고 있다.  문화재청에 의하면 가옥은 1930년대 누하동을 비롯하여 경복궁 서쪽 지역에 형성되었던 도시형 한옥 건물로 이상범 화백이 43년간 거주한 곳이며 희소성에서도 그 가치가 인정된다. 또한 화실은 이상범 화백이 화실로 사용하던 곳으로 이상범 화백이 작업에 열중하는 모습을 연상할 수 있는 곳으로 당시의 모습이 그대로 있어 가옥과 함께 선생의 체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청전양식’이라는 자신만의 화법을 전개하던 산수화가인 이상범은 1942년부터 1972년 작고할 때까지 누하동 가옥에서 살았으며 배렴과 박노수 등이 배출되었고 그의 전성기 작품이 거의 이곳에서 완성되었다. 주택은 ㄱ자 안채와 ㅡ자 행랑으로 구성된 전형적인 근대 도시한옥이지만 드물게 부엌에 찬마루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상의집, 최근 종로구립미술관으로 변신한 박노수 가옥과 함께 서촌의 근대 예술가들의 흔적이 남아있는 장소다. 글 서울시 사진 문화재청 장소 서울시 종로구 필운대로 31-7, 31-8 (누하동) 이용시간 하절기 09:00-18:00, 동절기 09:30-17:30, 매주 월요일 휴관 문의전화 02-733-2038 +참고자료 문화재청: http://www.cha.go.kr/korea/heritage/search/Culresult_Db_View.jsp?mc=NS_04_03_01&VdkVgwKey=79,01710000,11 네이버캐스트:  http://navercast.naver.com/magazine_contents.nhn?rid=2860&contents_id=76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