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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대학교 경농관, 박물관, 자작마루, 이충기
서울시립대학교 선벽원 영역의 경농관, 박물관, 자작마루는 서울시립대학교 전신인 경성공립농업학교 시기인 1937년에 건립한 것으로 대부분 소멸되고 세 건물만 보전, 유지되고 있었다. 건립 당시 경농관은 대학본관, 박물관은 교실, 자작마루는 대강당으로 사용되었으며, 일제 강점기의 학교건물로서 근대건축의 사료적 가치가 큰 건축물이다. 헐고 새로 짓는 대신 구조보강공사와 리모델링을 통해 재탄생한 선벽원은 건축가 이충기의 설계로 잠재된 세 건물의 시간과 공간을 다시 펼쳐내고자 하였다. 외부 벽돌을 제외한 마감재를 모두 벗겨내고 초기의 건축물에 담긴 공간적 숨결과 흔적을 드러내고자 했다. 결과적으로 공간의 흔적은 살려내고, 현 시대의 기술과 상상력을 더한 건축물로 다시 태어난 공간이다.
사진 신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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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호텔, 1990uao
서울은 모텔의 도시다. 자동차 여행자를 위해 주차와 숙박을 용이하게 제공하는 모텔이 한국에서는 타인의 시선을 끌지 않고 자동차로 진출입이 가능한 숙박시설로 자리잡으면서 모텔은 도심 골목 곳곳을 점유하고 있다. 최근 도시 환경에 소극적인 기존의 모텔에서 벗어나 부티크 호텔의 새로운 경향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변화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는데, 남부터미널역 근처에 자리잡은 소설호텔은 그 대표적인 경우다.
소설호텔의 인테리어 및 저층부 외관 설계를 진행한 1990uao의 윤근주, 황정환 소장은 다양한 공간감과 경험을 주려는 발상, 기존 모텔의 분위기를 과감히 탈피해 공간을 즐길 수 있는 부티크 호텔로 거듭나려는 건축주의 의도를 반영해 저층 전면부에 캐노피를 내어 달고 정원을 만들어 도로를 향해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도록 했다.
부티크 호텔의 전략으로는 공간의 판타지와 이야기를 선사하는 다양한 타입의 객실을 손보이고 있다. “부띠크 호텔은 각자 개성을 가진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이라는 윤근주 소장의 말처럼, 소설 호텔의 내부는 12개의 룸타입을 만들어 각각의 공간의 특색을 살렸다. "구조적으로 건드릴만한 여지가 없을 때 건축가의 선택은 재료의 대비, 흐름을 만들어주는 것"이라는 윤근주, 황정환 소장의 설명처럼, 공간의 판타지를 위해 선택한 것은 착시와 반사, 재료의 전복과 왜곡이라는 공간의 트릭이다.
직사각형 큐브 공간에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재료의 대비와 무한히 확장하는 거울을 통해 공간의 왜곡을 경험하게 하거나, 사진을 프린트한 벽에 소실점을 만들어 창문이 무한하게 이어지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것, 여기에 거울과 조명이라는 장치로 착시를 더하는 방식은 곳곳에 쓰이고 있다. 바닥, 벽, 천장이라는 구분을 넘어 재료의 연속성을 통해 공간을 다른 방식으로 구획하거나 감각을 변형시키는 방식도 보인다. 이 트릭을 완성시키는 것은 정교한 디테일의 처리다. 방문객을 환대하는 외관과 달리 바닥과 벽의 경계를 사라지게 하며 어둠 속에 묻힌 로비 공간도 인상적이다.
소설호텔은 주변 환경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데, 소설호텔 설계 이후 바로 옆 모텔과의 틈새 공간을 새로운 통로로 디자인해 뒷골목의 어두컴컴한 주차장 입구 대신 사람들이 머물고 들릴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사진 남궁선
윤근주, 황정환
윤근주, 황정환은 각각 대한민국 서울 생, 부산 생으로 sa/서울건축학교(Seoul School of Architecture)에서 건축수업을 받았으며 기오과 원오원에서 건축실무를 익혔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2011), 마을미술프로젝트(2013)에 참여했으며 김수근 프리뷰상(2013)을 수상했다. 현재 충북대학교와 한국교통대학교에 강의를 하고 있으며, 2010년부터 지금까지 1990uao/일구구공도시건축사무소를 운영하며 함께 건축작업을 하고 있다. 2014 서울건축문화제(2014)에 작가와 튜터로 참여하고 아르코미술관 협력기획전 <즐거운 나의 집(2014)>에 참여했다. 소설호텔(2014), 청담동 B 빌라 리노베이션(2015)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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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스퀘어, 김정임
서울역에 도착해 마주하는 거대한 빌딩, 옛 대우센터빌딩은 서울의 첫 인상을 결정하던 상징적인 건물이다. 1970-80년대 불이 꺼지지 않는 빌딩의 이미지는 고도로 성장하는 한국 경제를 상징했다. 1977년 준공된 대우센터빌딩은 4만평 규모, 23층 높이로 당시 국내 최대 규모의 매머드 오피스 센터로 꼽혔다. 당시 신문에서는 높이 118m의 대우센터빌딩이 삼일빌딩과 비슷한 높이이나 건축면적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대우그룹의 본사건물에서 소유주가 바뀐 후 대우센터빌딩은 2008년 리모델링 공사를 거쳐 2009년 서울스퀘어로 재탄생했다.
건축가 김정임이 설계한 서울스퀘어 리노베이션은 기존 대우센터빌딩이 갖는 역사적 상징성과 인지도의 강점, 외관 디자인의 특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내부에서는 새로운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엘리베이터 코어로 나뉘어있던 로비 공간의 위계를 없애고 새로운 곡면을 만들어내고 천정 디자인에 힘을 실어 로비를 도시 광장과 같이 활기찬 공간이 되도록 설계했다. 특히 외관디자인의 경우, 상징적인 건축물의 외관을 크게 바꾸지 않으면서 새로운 느낌을 부여하기 위해 고심했는데, 입면적이 넓은 건물 전면이 갖는 육중함을 줄이고 도시 환경에 기여하도록 하기 위해 ‘서울캔버스’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4만 2천개의 발광다이오드(LED) 소자를 설치해 줄리앙 오피의 “People walking”, 양만기의 “미메시스 스케이프” 등 다양한 영상 작품이 투영되는 미디어 캔버스를 만든 것이다.
외관뿐 아니라 실내에 비치된 론아라드의 “Desk and Sphere,” 배병우 작가의 “소나무” 등 수많은 예술작품이 가득하다. 무엇보다 공간그룹의 창립자 김수근(1931~1986)선생의 지하아케이드 벽돌벽면과 북서측 선큰 정원도 보존하였으며, 이러한 시간의 흔적을 볼 수 있어 서울스퀘어의 예술적 가치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서울스퀘어는 리노베이션을 통해 친환경빌딩으로 거듭나, 국내 리노베이션 오피스빌딩 최초로 LEED 최상위 등급인 플래티넘 등급을 획득했다.
지난해 TV드라마 <미생>의 배경이 되어 직장인의 애환과 치열한 오피스 현장을 서울스퀘어의 곳곳에서 담아내면서 다시 한번 오피스 공간의 상징적인 배경이 되기도 했으며, 현재 서울시가 도시재생 차원에서 진행하는 7017프로젝트의 국제공모전 등으로 인하여 그 건축적 가치를 재조명 받고 있다. 옥상에서 바라보는 서울역 일대와 석양이 지는 풍경이 아름다운 서울스퀘어의 명소를 이번 오픈하우스서울 프로그램을 통해 공개한다.
사진 박영채, 김용관
김정임
서로아키텍츠의 대표로 마스터플랜과 건축 설계, 인테리어 디자인, 공간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스케일의 작업을 해오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서울스퀘어(구.대우빌딩) 리노베이션, 제일기획 본사 리뉴얼, 배재대 하워드관, 네티션닷컴사옥과 라테라스 한남, 삼성동 테이크원 빌딩 외 다수의 인테리어 프로젝트가 있다. 연세대학교에서 건축학부와 대학원을 마쳤으며 배재대 하워드관으로 2011년, 라테라스 한남으로 2013년 건축문화대상 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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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사창, 가이드 이연경
번사창은 1884년(고종 21)에 건축된 기기국 무기고로, 1984년 해체, 보수공사 중 대들보에서 상량문이 발견되어 건물의 내력이 알려졌다.
조선 말기 군대의 근대화를 위해 근대화된 무기 제조와 군사훈련 제도를 마련하던 시기, 무기를 제작하던 기기국 소속의 검은 회색 벽돌로 벽을 쌓고 지붕은 맞배 지붕으로 올렸으며 문은 아치를 틀었다. 특히 건물에 붉은 벽돌로 견치형의 띠를 두르거나 측면문에 띠를 넣어 장식하였다. 벽돌과 목조 방식의 기붕이 결합한 독특한 건축 양식을 갖추고 있다. ‘번사’(飜莎)라는 말의 뜻은 흙으로 만든 주형에 금속용액을 부어 주조하는 것을 말한다.
일제시대 세균실험실로 쓰이다가 광복 후 중앙방역연구소, 정부 수립 후에는 국립사회복지연구원으로 쓰이다가 1970년 한국은행 소유로 되어 있으며, 1982년 서울유형문화재로 지정된 후 일반인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최근 금융연수원 부지조시 중 번사창과 길이와 폭이 같은 ‘쌍둥이’ 건물 터가 발굴되어 관련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진 서울시 역사문화재과 제공
참고문헌 답사여행의 길잡이 15 - 서울, 초판 2004., 5쇄 2009., 돌베개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