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HOUSE

홍지36

이성관

2022년 10월 29일 4:00PM
서울특별시 종로구 홍지동
  • 홍지문(서울시 종로구 홍지동 136-3)에서 집합 후 함께 이동합니다. 


설계 의뢰 
이전부터 인연이 있어 알고 지낸 건축주 부부는, 집에 간간이 나를 초대해 주었다. 그 집을 방문할 때마다 인왕산 자락의 바위산을 등지고 전면으로는 탁 트인 전망을 가진 이 땅의 입지에 찬탄을 금치 못했다. 그러나 황홀한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는 마당과는 달리, 집 내부로 들어가면 사방이 벽으로 둘러싸여 그 장점을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었다. 이 땅의 가능성을 진작 알아차린 나는, 그곳을 방문할 때마다 아쉬운 마음과 욕심이 교차했다. 그러던 중 나에게 설계 의뢰를 해주어 매우 기뻤고, 기막힌 설계를 해낼 수 있겠다는 생각에 설레었다.

건축주에 관한 이야기  
건축주 부부는 이 땅 기존 주택에서 거주해왔다. 자연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으며 달빛, 바람결, 빗소리 등 모든 감각에 굉장히 예민한 감성을 지녔다. 특히 이곳에서 누릴 수 있는 전망을 매우 자랑스러워했고, 집을 둘러싼 나무, 풀, 바위, 연못을 세심하게 가꾸는 기쁨을 아는 사람들이었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고 집 내부에서도 느낄 수 있도록 받아들이는 것이 부부의 요구사항이었다.  

대지의 여건  
대지는 공사에 난항이 예상되는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었다. 차 한 대도 진입하기 어려운 경사지였고, 앞집은 이미 우리 필지를 침범한 채 수년간 거주해왔다. 담장을 공유하고 있던 옆집과도 경계부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였고 후면의 높은 축대 등 여러 가지 불리한 자연조건이 굉장히 부담되는 상황이었다.

설계 개념 
초기 작품 스케치에서 볼 수 있듯 자연과 조화되기를 바라는 건축주의 바람에 따라 풍경을 최대한 내부로 끌어들이는 개념으로 계획하였다. 일반적인 박공지붕의 주택 형태(ㅅ)와는 반대로 (v) 지붕을 구성하여 좋은 전망을 향해 시선이 최대한 확장될 수 있도록 한 것이 주 디자인 개념이다. 내부 공간 또한 철저히 외부의 자연 요소에 반응하여 계획했다. 실제로 공사 현장에서 보니, 계획 당시의 설정과는 달리 축을 틀어야 산의 봉우리를 곧게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2층의 방 일부를 수정하기도 했다. 어려운 조건 아래에서도 초기 구상한 개념을 실현하기 위해 끝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했던 것은, 이 땅이 가진 특별함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어디에도 없는 장점을 잘 살리기만 한다면 기막힌 집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재료의 선정 
이 집은 인왕산 자락의 장엄한 바위산을 배경으로 놓인다. 따라서 무채색의 거친 바위 색과 조화되면서도, 구분되는 고유한 성격을 드러내기 위해 다소 짙은 색의 석재를 주요 외장재로 선택하였다. 내부 바닥재는 따뜻한 느낌의 원목 마루로 안정감을 주었고, 같은 톤의 무늬목으로 가구를 제작하여 아늑한 분위기를 조성하였다.      

내부 실의 구성 
1층은 전면 창을 통해 마당을 끌어들인 거실을 중심으로, 모든 공간이 하나로 읽히도록 의도하였다. 서재의 목재 미닫이창을 열면, 계단을 사이에 두고 거실과 시선으로 연결되고 그 너머에는 마당이 보인다.주된 공용공간인 거실은 창 하부장을 두어 편히 앉아서 밖을 내다볼 수 있는 공간으로 계획하였다.

2층에서는 하늘을 향해 열린 풍경을 담아내고자 하였다. 외부를 향해 뻗어 나가는 경사면의 천장은 최대한 넓은 풍경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창 너머 외벽의 가장자리를 따라 조성된 수공간은 풍경을 비추는 거울로서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경험에 비추어 철저하게 계산된 높이로 계획된 수공간은 나무, 바위, 하늘, 그리고 밤하늘의 달빛까지 부부의 시선에 닿도록 한다.      

준공 그 후  
어느 늦은 밤, 건축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뜬금없는 전화에 행여나 집에 무슨 문제라도 생겼나 하는 마음을 안고 전화를 받았다. 다행히도 문득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어서 전화했다고 한다. 늦은 시간이지만 이 감정을 실시간으로 전달하고 싶었다며.  집에 대한 애정을 갖게 된 것이 부부의 삶을 얼마나 만족스럽게 바꾸어 주었는지 여실히 느끼게 된 순간이었다. 이렇게 자연과 함께 숨 쉬는 집, 홍지36은 완성되었다.  

이성관 사진 윤준환 

사진_한울건축

이성관
부산태생. 서울공대 건축학과 및 동 대학원 졸업 후 국내에서 실무 경험 후 미국으로 건너가 컬럼비아 건축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뉴욕 HOK에서 수석디자이너로 다년간 실무 활동을 했다. 귀국 후 1989년 (주)건축사사무소 한울건축을 설립. 용산전쟁기념관, 수입777, 반포577, 숭실대 조만식기념관+웨스터민스터홀, 엘타워, 탄허기념박물관, 여초서예관 등을 설계하였고, 한국건축가협회상, 건축문화대상 대통령상 및 본상, 서울시건축상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이 있다. 
http://hanularch.com

대지면적: 334.55㎡
구조: 기초_철근콘크리트 매트구조 / 지상_철근콘크리트 / 지붕_철근콘크리트
규모: 지상 2층, 지하 1층
최고 높이: 8.86m
건축면적: 128.44㎡
연면적: 231.96㎡(지하 1층_80.62㎡ / 1층_75.79㎡/ 2층_75.55㎡)
건폐율: 38.39%
용적률: 45.24%
시공: ㈜다산건설엔지니어링
감리: ㈜건축사사무소 한울건축

Map 서울특별시 종로구 홍지동
건축가 이성관
설계 담당 이성관, 김봄, 박지상, 김현주
일시 2022년 10월 29일 4:00PM
위치 서울특별시 종로구 홍지동(좌측 지도는 집합장소로 표시됩니다.)
집합 장소 홍지문(종로구 홍지동 136-3)
인원 10
TOP LIST
Report 나무벽집, 윤종원 윤종원 건축가는 누구나 살기 편한 집을 목표로 나무벽집을 계획했습니다. 마을에서 진입부터 생활공간에 이르기까지 휠체어 사용자의 이동이 세심하게 배려되었고 특히 집안에서의 단차, 즉 턱이 주는 불편을 해소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또한 경사진 대지의 나무벽집은 마을 길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도시의 삶을 공유하고 교류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나무벽집은 서울시 사회주택입니다. 유니버설 하우징 협동조합 이범재 대표의 설명으로 사회주택의 과거와 현재에 대해 듣고,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서도 깊이있는 질의응답이 오고간 시간이었습니다. 
Report 홍지36, 이성관 인왕산 자락 바위산을 등진 땅은 전망이 좋지만 기존 집에서는 이를 담아내지 못했습니다. 이성관 건축가는 이곳에 집을 새로 지으면서 이 땅이 갖는 가능성을 극대화했습니다. 주변 산의 풍경을 담아내고 전망을 담아내기 위해 앞부분을 살짝 들어올린 구성입니다. 건축 속에 자연을 담은 풍경을 건축가 이성관 건축가와 함께 경험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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