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서울

한옥마을 경계선에서 세월을 넘나들며 같이 존재하기 

아주 좁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한옥마을이 자리하지만, 같이 서울이 속한 동네에는 다양한 건축 양식이 공존한다. 이는 실로 재미있고 생동감 넘치는 풍경을 만들어낸다. '같이 서울'은 그 경계의 첫 번째 집으로, 주변 한옥과의 조화를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종로구의 까다로운 건축법을 준수하면서 건물의 용도를 명확히 해야 했기에, 1층과 2층의 분위기는 확연히 다르다. 1층은 건물의 구조적 특징을 그대로 드러내 주변 한옥과 어울리게 했고, 붉은 빛 외관으로 오랫동안 존재해온 듯한 느낌을 주고자 했다. 2층은 원래의 모습을 최대한 복원하여 건물이 지어졌을 당시의 분위기를 재현하고자 했다.

이 공간의 핵심은 집의 형태보다 낮은 외부 담이다. 기존의 높은 담을 허물고 행인들이 편히 앉을 수 있는 높이로 설계했는데, 이는 ‘꼭대기의 집’이 가져야 할 배려라고 생각했다. 또한, 적산가옥의 특성상 기둥 이동이 어려워 1층 활용에 제약이 있었지만, 우리는 과감히 입구를 변경했다. 기존 입출입 동선은 바뀌었지만, 공간의 연속성을 위해 벽 질감, 벽지, 바닥 등에 기존 집에서 영감을 받은 디테일을 반영했다. 새로 제작한 가구에도 오래된 집의 나무 쇠기를 이용한 고정 방식을 적용했다.

이곳이 북촌의 오아시스 같은 공간이 되길 바란다. 멋진 한옥 풍경을 보러 북촌을 오르다 지칠 때, 같이 서울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글 착착스튜디오 사진 스탠다드에이


같이서울
@kachiseoul

착착스튜디오
chakchakchak.com

김대균 
공간을 바탕으로 다양한 콘텐츠와 협업하여 인문학적 가치와 보편타당한 섬세함을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착착스튜디오 대표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건축과 전문사 이론과정을 졸업(2003)했으며, 현재 파주타이포그레피배곳(PATI)에 출강 중이다. 대표 프로젝트로는 뤁스퀘어, 하우스비전 재배의집, 대흥사 유선여관, 천주교 서울대교구 역사관, 이상의 집 리노베이션, 풍년빌라, zikm 한옥 등이 있다.

건축&공간 디렉팅: 착착스튜디오(김대균)
공간 디렉팅&가구 디자인: 스탠다드에이
심볼 디자인: 제로퍼제로
위치: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 35-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