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HOUSE

클라우드

위진복 + 홍석규

2024년 11월 2일 6:00PM
해방촌 신흥시장
참가비 10,000원
사진_김재익
사진_김재익

오픈하우스 진행 위진복 유아이에이 건축사사무소 소장


*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 상층부로의 이동 시 계단을 이용해야 합니다. 이로 인해 이동에 제한이 있을 수 있음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최소의 점유, 최대의 효과: 신흥시장 아케이드 리노베이션

해방촌과 신흥시장
‘좁은 길에 기둥이 최소로 점유하게 할 수 있는 아케이드 덮개는 어떤 것이어야 할까?’ 현장을 다녀와서 생각한 첫 번째 질문이었다. 2017년 당시 현황은, 석면 슬레이트로 되어있던 기존 아케이드는 2층 내민 슬라브에 올려져 1층과 그 위층을 단절하고 있었으며, 채광, 환기도 어려운 구조였다. 그래서, 미래에 1층뿐 아니라, 2, 3층, 옥상까지 다양한 용도가 들어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해방촌은 남산 고도 제한으로 인해 개발 높이가 제한되어 있으며, 신흥시장은 건폐율이 100%를 넘는 상태로 개발 이익이 낮아 개발이 어렵다. 그래서 해방촌 재생을 위한 앵커사업으로 신흥시장 아케이드 프로젝트가 기획되었다. 

새로운 아케이드 만들기 
옥상 너머로 들어 올려 비는 막고, 채광 환기가 좋은 시스템을 고민하여 선택한 것이 공기충전방식 ETFE 막구조였다. 99% 공기로 이루어진 막구조는 가벼운 상부, 하부 구조를 가능하게 하였으며 여러 차례 구조 계산을 통해 최종적으로 직경 165mm의 스틸 파이프 기둥으로 최종 설계되었다. 전체 기하학은 남산 고도 제한선을 맞추면서 신흥시장 옥상 너머로 들어 올린 롤러코스터 같은 복잡한 형태를 보이게 되었다. 공모전 당시, 구조는 횡력 지지를 기존 건물 슬래브로 이용하는 조건으로 단일 기둥 12개로 계획되었으나, 장기간 민간 건물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기 어렵고, 분쟁의 여지가 있어 기존건물에 지지 없이 자립형으로 설계를 변경되었다. 
기둥은 4개의 묶음이 하나의 세트로 총 12세트로 구성되었다. 상부 기둥은 나뭇가지 구조로 상부 구조를 효과적으로 받쳐주고 있으며, 지상에서 기둥의 위치는 상인들과 수차례 미팅 후, 건물사이 맞벽위치나 상가 영업에 영향을 주지 않는 위치로 계획에 반영되어 이렇게 특별한 휘어진 기둥이 되었다. 
그 결과, 상부 덮개 면적 678.8 sqm를 1 sqm(지름 165mm 48개, 12다발 기둥)에 해당하는 면적이 받치고 있으며, 이는 건물 투영 면적과 건물이 지면에 닿아 있는 면적비율(Building Footprint Ratio)로 보면 0.15%에 해당한다. 이 비율은 명함을 샤프심이 받치고 있는 것과 같다. 

다시 쓰는 해방일지 
공기를 엔지니어링하여 가벼운 캐노피를 디자인하였고, ‘에틸렌’과 ‘테트라 프루오로 에틸렌’이라는 복합체인 ETFE라는 새로운 재료를 통해 오염이 안 되는 내구성을 확보하고, 자연환기와 자연광이 잘 들어와 전체 시장을 밝게 만들었으며, 3D non-planar 루프를 구현하여 남산 아래 새로운 아이콘이 되었다. 아케이드는 신흥시장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고, 지역을 새롭게 부흥시켜 해방일지를 다시 쓰고 있다. 
본 작업은 지오메트리, 막구조, 공기, 바람 등을 디자인한(엔지니어링한) 결과다. 모든 건조 환경은 엔지니어링 되고 우리는 그러한 엔지니어링된 환경에 살고 있다. 신흥시장이 디자인과 공간혁신의 역학관계를 실증할 수 있는 사례가 되기를 희망하며, 해방촌의 잠재적 공간의 가치를 잘 드러냈다고 평가되길 바란다. 

유아이에이 건축사사무소 사진 신재익

위진복
위진복은 한국에서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실무를 한 후, 2000년부터 10여 년간 런던에서 AA 스쿨 졸업 후 마이클 홉킨스와 리처드 로저스 사무실 등에서 일했다. 2009년부터 서울에서 유아이에이 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며, 프로젝트마다 요구되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통해 스타일에 얽매이지 않는 다양한 건축 작업을 하고 있다. 대표작으로, 테헤란로에 구조역학을 구현한 업무시설인 스트레스드 타워, 기하학적 완결성을 보여준 광주 유니버시아드 수영장, 버려진 컨테이너를 재활용해 창업 인큐베이터로 브랜딩한 고려대학교 파이빌 99, 홍익대학교 인근에 간판을 새롭게 조직하는 상업 건물 벤트가 있다. 최근 공기 충전식 멤브레인으로 새롭게 엔지니어링한 신흥시장 아케이드 클라우드로 한국건축가협회상과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홍석규
홍석규는 2005년 AA 스쿨을 졸업한 후 FOA, 톤킨 리우, 벡터포일텍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다. 이후 서울에 큐앤파트너스건축사사무소를 설립하고, 2012년부터는 명지대학교, 고려대학교, 남서울대학교에서 디자인 스튜디오를 열어 건축 교육에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건축 유형학 기반의 설계를 통해 지속 가능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UIA와 협업한 작업 클라우드로 2022년에는 한국건축가협회상을, 2023년에는 대한민국공간문화대상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책임 설계: 위진복(유아이에이 건축사사무소)+홍석규(큐앤파트너스건축사사무소)
디자인팀: 유아이에이 건축사사무소 
위치: 서울시 용산구 용산 2가동 1-480외 69필지
용도: 시장 아케이드
대지면적: 2,310.48㎡
건축면적: 678.80㎡
연면적: 1.02㎡
구조: 철골조
외부마감: ETFE 2중막 구조, 철골조 위 도장
구조설계: CNP동양
토목설계: 도성엔지니어링 
시공: MMLITE (엠엠라이트)
준공연도: 2022

Map해방촌 신흥시장
건축가위진복 + 홍석규
일시2024년 11월 2일 6:00PM
위치해방촌 신흥시장
집합 장소해방촌 신흥시장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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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IT YOURSELF 여성가족복합시설 스페이스살림, 최정우 + 이승윤 + 김영주((주)유니트에이 건축사사무소) 스페이스 살림은 도시 내 다양한 레벨과 만나는 '시설이 아닌 장소'로서의 공공공간이다. 도시 맥락을 고려하여 대상지와 접한 모든 길에서 이어지는 크고 작은 길과 마당을 직교하여 구성하였다. 건물군의 배치 또한 군집된 시설이 아닌 흩어져 있는 마을 안의 집이 되길 의도하였다. 대방역과 연결되는 지하층은 ‘손'으로 하는 다양한 작업과 협업을 지원하는 공간이며, 지상의 공간은 시민들의 자율성으로 만들어가는 여백의 장소들이다. 스페이스 살림은 여전히 진행형의 공간으로 시민들이 사용하면서 변경되고 덧붙여지거나, 혹은 확장될 수 있도록 기술적으로 배려했다. 따라서 모든 방은 동일 모듈이 변주되어 향후 다양한 크기들로 확장되거나 나눠질 수 있도록 의도하였다.  스페이스 살림은 도시 건축이다. 도시의 길과 레벨을 섬세하게 조정하여 건물과 길이 모두 만나게 했고, 생활 가로가 건축공간으로 이어진다. 모든 레벨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여 1/24의 램프로 단차를 극복하고, 코어를 흩어 놓아 건물의 어느 공간이든 쉽게 갈 수 있게 하였다. 처음으로 시도되는 육아 공유오피스, 여성 선도형 스타트업들은 상생하며 발전적 관계를 끊임없이 모색하는 장소이며, 공간의 위계가 분명한 공공 건축이 아닌 관계의 수평성과 다원적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장소로서의 도시 건축을 지향한다. 스페이스 살림은 용적률을 절반도 채우지 않았다. 연수시설을 제외한 지상 3층이 최고층이며, 지상 3층 또한 대부분 옥외공간으로 활용되도록 계획하였다. 대방역과 직접 연결되는 지하 2개 층의 레벨에서는 13개의 선큰과 흩어진 코어로 구성되어 작업장들의 관계를 설정하고 외부와 유연한 경계를 만드는 공간들이다. 선큰 가든은 지상층의 크고 작은 길로 연결되며 채광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지하 공간의 활용성이 더욱 증대되도록 구성하였다. 글  ㈜건축사사무소 유니트유에이 사진 텍스처온텍스처 여성가족복합시설 스페이스 살림 주소 서울특별시 동작구 노량진로 10 개관 월 – 금 9:00~21:00, 토 9:00~18:00 * 공간별로 운영시간이 다르므로 상세한 정보는 홈페이지 '공간' 메뉴를 통해 확인을 부탁드립니다. 휴관 일요일, 법정 공휴일 대표번호 02-810-5201  입주기업 모집 문의 02-810-5256 웹사이트 spacesallim.or.kr  
VISIT YOURSELF 숨쉬는 그물, 조남호+임기웅(솔토지빈 건축사사무소) 2023 지역단위 공공미술 프로젝트 서울숲, 숨쉬는 그물   “생태적이고, 미학적이며, 기능적인 방식으로, 주변의 모든 것들과 관계되어 있는 시설물”   인간 중심의 세계관에서 비롯된 전체에서 부분은 한 요소 또는 도구적 수단에 불과하다. 생태학에서는 부분에서 전체로, 전체에서 부분으로 나아간다. 다공성 목재 세포의 원리는 그물구조의 구성 요소, 단위, 야외공연장의 무대와 주변 공간을 통합하는 시설의 형태 원리로 확장된다. 목재는 약함과 강함의 대비되는 속성을 동시에 갖은 재료다. 서울숲 숨쉬는 그물주재료로 목재를 선택하는 이유는 ‘약함’의 속성에 있다. 근대를 대표하는 철, 콘크리트 같은 ‘강함’의 속성은 우리를 보호하는 역할에서 어느 순간 그 방향을 바꿔 우리를 향해 날 선 모습으로 다가온다. 마치 나무의 껍질의 원리처럼 약함이 서로 연대해 나무의 안쪽을 보호하는 것처럼, 강함에 대체하는 재료와 구축시스템을 제안한다.    「숨쉬는 그물」은 ‘관계를 이어주는 느슨한 기하학적 질서’를 갖는다. 야외공연장의 무대를 중심으로 무대로 향하는 네 개의 동선과 두 개의 쉼터를 느슨한 그물망 형태의 지붕 아래 통합한다. 새로운 시설은 오브젝트가 아닌, 관계를 통합하고 조율하는 중성적인 형태로 인식되지만, 다공성 표면의 조합에 의해 고유성이 드러난다. 공연장의 무대와 통로, 계단, 부대시설, 보행로 주변 공간을 포함하는 30mx11.5m 크기의 공간을 1m 간격의 목조 수평 서까레로 구성된 느슨한 질서의 지붕으로 덮는다. 공연장의 무대는 통로까지 포함한 18m 폭의 공간으로 확장해, 공연뿐만 아니라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열린 공간으로 제안한다. 북쪽 보행로 쪽으로 확장된 지붕은 다공성의 벽면과 함께 그늘 쉼터를 이루는 요소다. 이 다공성의 구조물은 풍화의 세월을 더해 자연의 일부가 되어간다.    산림은 배출되는 탄소보다 더 많은 탄소를 흡수할 때, ‘탄소 흡수원 Carbon Sink’로 간주 된다. 온실가스의 배출량이 많은 재료 대신 탄소를 흡수 저장하는 목재를 사용하면 기후 변화를 완화하는데 기여 한다. 목재를 건축자재로 활용했을 경우 목재사용량 1m³당 0.25ton의 탄소를 저감한 것으로 계산한다.탄소를 저감하는 재료적 특성과 더불어 우리가 제안하는 생태적인 다공성 그물망은 서울숲을 넘어 보편적 도시건축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염두에 둔 작업이다. 글 조남호 사진 윤준환 (주)솔토지빈 건축사사무소 soltos.kr
VISIT YOURSELF 인왕산 숲속쉼터, 조남호(솔토지빈 건축사사무소) + 김은진, 김상언(에스엔 건축사사무소) * 주차공간이 협소하여 대중교통을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인왕산 자락길, 인왕산 숲길, 등산로 등을 통해 도보로 오실 수 있습니다. 도보로 20분이 걸리는 등산로이니, 편한 복장과 신발을 착장하시고 오래 걷기 어려우신 분들은 프로그램 신청에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 방문 전 인왕산 초소책방 홈페이지를 참고하셔서 오는방법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왕산  초소책방 홈페이지 https://chosobooks.com/contact * 인왕산 숲속쉼터 근처 인왕산 초소책방도 방문 가능하니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인왕산 초소책방 정보  https://www.ohseoul.org/2022/programs/인왕산-초소책방/event/267 1968년 1·21사태 이후 북악산과 인왕산에 30여 개의 군 초소가 들어서면서 오랫동안 시민들의 출입이 통제되었다. 점차 그 수를 줄여 오다가 2018년 정부는 한양도성 성벽에 설치된 20개 경계 초소 중 18개를 철거하고, 2개소는 훼철과 복원의 역사를 기록하기 위해 보존했다. 초병의 거주 공간이었던 인왕3분초도 철근콘크리트조 필로티 위 상부 구조물을 철거하고, 시민들을 위한 쉼터로 재구성됐다. 오랜 반목과 통제의 상징인 인왕3분초는 개방의 시대, 교류를 상징하는 시민들의 숲속쉼터로 돌아왔다. 숲속쉼터는 시공성 등을 고려해 사전 제작된 목재를 헬기로 운송해 현장에서 조립됐다. 목조의 구법은 부재를 입체적으로 조립하여 3차원의 구조물을 조립하는 형식이다. 다양한 크기의 선부재를 맞춤과 조합을 통해 구조물을 이룬다. 숲속쉼터는 목구조의 전형적인 형식을 따르지 않는다. 거대한 크기의 지붕판들은 목재 기둥 위에 얹혀 있지 않고, 기둥 사이에 끼워져 있다. 하중이 전달되는 자연스러운 구조 원리에 순응하지 않는다. 기둥 폭만큼 비운 사이 간접 조명은 두텁고 커다란 지붕판을 마치 떠 있는 듯 ‘가벼운’ 인상으로 변환한다. 가벼워진 지붕판은 산책자의 시선을 자연으로 향하게 한다. 글  조남호 사진 김용순  솔토지빈건축사사무소 soltos.kr 에스엔건축사사무소 sn-architecture.com 인왕산 숲속쉼터 장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청운동 산 4-36 개관 화-일 10:00 ~ 17:00 휴관 월요일, 설 연휴, 추석 연휴 이용요금 무료 
VISIT YOURSELF 노원 책상 (노원구청 로비 리모델링), 조윤희 + 홍지학(구보건축) 공공건축의 개입과 갱신 노원구청은 청사가 신축된 1990년 이후 여러 차례 증축을 거듭하면서 시간의 켜가 곳곳에 쌓인 건물이었다. 당시 청사 건축이 대부분 그렇듯이 계획적인 마스터플랜 없이 건물의 면적을 늘려온 터라, 전체 청사군의 허브 공간 역할을 해야 할 로비가 애매한 크기와 공간 구조로 중앙에 자리 잡게 되었다. 구청 마당의 지하주차장, 동 측의 보건소, ‘ㄱ’자 평면으로 돌출된 별관 등 복잡하게 얽힌 주변 건물과의 연계가 원활하지 않아서, 노원구청 건물군 전체의 중추적 공공공간의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기 어려웠다. 다양한 공공 기능의 건물이 혼재되어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지는 않았지만, 이곳이 노원구민의 공적 삶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에 걸맞도록 공간의 구조와 흐름을 개선할 필요가 있었다. 개입과 질서 ‘노원구청 로비 문화휴게공간 조성 공사’라는 복잡한 명칭의 공모전에서 시작된 본 프로젝트는 작은 볼륨의 로비 공간을 키우고, 내부에 북카페를 중심으로 구민들을 위한 휴게 공간을 조성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공모전 지침서에 간단하게 서술된 개요와 달리, 복잡하게 얽힌 청사 건축물 군의 관계 속에서 건축가에게는 적절한 개입을 통해 질서를 잡아가는 고난도의 작업이 요구되었다. 1990년대 청사 건축은 지역사회에서 공공공간의 역할에 대한 논의가 충분히 성숙하지 않은 채 실행되었기 때문에, 노원구청의 기존 로비 공간도 권위적인 공간 배치와 청사 각 부서의 오리엔테이션 기능에만 초점을 맞추어져 있었다. 시간이 흐르며 청사 로비가 담당하게 되는 다양한 서비스 기능이 추가되었고, 기존 로비는 질서를 잃은 채, 카페, 전시대, 홍보용 현수막, 민원서비스 키오스크, 휴식공간 등 온갖 요소들이 각자 큰소리를 내며 서로 충돌하는 환경이었다. 이에 우리는 문화와 휴게라는 기능을 더하는 동시에, 청사 단지를 연계하는 로비 공간의 정체성을 명료하게 구축하고, 적절한 질서의 스케일을 제시하여, 로비를 본 청사의 입구, 식당, 지하주차장, 신관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퍼져나가는 허브로 계획하려 하였다. 지역사회의 라운지가 되는 청사 로비 그 해결책으로 로비 문화휴게공간이 지역사회의 라운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다양한 필요로 청사에 방문한 주민들이 느슨하게 잠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건축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과제였다. 이렇게 열린 건축을 조성하기 위해, 우리는 이 장소를 ‘풍경을 발산하는 도시의 거실’이라고 이름 지었다. 도시의 거실이란, 도시 일부분으로 존재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로비 문화휴게공간의 주재료 사용에 주의를 기울였다. 기존 청사 건물군은 백색 타일로 외장을 마감했기 때문에, 이와 이질적이지 않으면서, 유지관리의 측면도 고려하여 재료를 선택하였다. 밝은색의 테라코타를 오픈 조인트로 외벽 시공하였으며, 내부에도 동일한 재료로 벽체를 마감하여 외부와 내부, 도시와 공공건축의 연속성이 자연스럽게 확보되도록 하였다. ‘풍경의 발산’은 외부에서 들여다보이는 로비의 내부 풍경을 어떻게 틀 지을 것인가와 관계된다. 로비는 다양한 활동이 동시에 전개되는 장소이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을 선명한 프레임에 담고 싶었다. 외벽체는 전체를 바닥으로부터 2.4m 들어 올리고, 그 하부에 32mm 두께의 광폭 슬라이딩 알루미늄 프레임 창호가 수평중간틀(transom) 없이 전체를 가로지를 수 있게 했다. 외벽 전체를 커튼월 아트리움으로 만들어 공간의 크기를 강조하기보다는 묵직한 테라코타 벽체 밑으로 기둥의 간섭없이 가로로 긴 풍경을 열어 두었다. 이는 구청을 방문하는 시민들에게 보다 휴먼스케일에 가깝게 내부를 보여주고, ‘눈높이의 투명함’을 경험하도록 의도한 것이다. 가구로 만드는 건축 로비가 문화휴게공간으로서 작동하는 라운지가 되기 위해서는 지역민들의 특정할 수 없는 다양한 공적 요구를 만족시켜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는 현대건축가들에게 오랫동안 주요한 관심사로 자리 잡아, ‘특정한 불확정성(specific indeterminacy)’, ‘다원성(polyvalence)’ 등 여러 방식으로 개념화되었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청사 로비에 필요한 여러 프로그램에 대응하는 건축을 위하여, 비워두기보다는 일관된 언어를 사용하여 공간을 채워나가는 방식을 취했다. 이를 위해, 우리는 가구의 가능성에 주목하였다. 가구는 폭과 높이의 미세한 치수 변화만으로도 행위의 지원 가능성이 극적으로 변화되는 장치이기 때문에, 로비 공간이 프로그램에 따라 구획되지 않고 자유롭게 연계되는 열린 공간을 만드는 데에도 적합했다. 동일한 재료와 구법으로 제작된 가구들의 크기만을 변화시키며, 휴식을 위한 평상, 대기하는 벤치, 책을 읽는 테이블, 아이들을 위한 놀이 공간, 음악을 듣는 의자, 책장, 카페의 카운터, 공연 관람을 위한 스탠드 등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가구의 유형을 정리했다. 도시는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와 같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공공 청사도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지역사회에서 담당하는 역할에 크고 작은 변화를 수반하였고, 건축도 이에 맞춰 변경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노원구청 로비 문화휴게공간 프로젝트는 도시에서 공공건축이 담당해야 하는 역할의 변화를 감지한 좋은 의도에서 시작되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기존에 완성된 구조물의 사이를 파고들어 새로운 장소를 덧붙이는 것은 계획의 측면뿐 아니라, 시공에서도 무척 험난한 과정이었다. 하지만, 공공 청사가 지역사회의 라운지로서 기능한다는 것이 현대적 의미의 공공성을 고민해 볼 좋은 기회가 되었으며, 건축적으로 어떤 개입이 필요하고, 가능한지 숙고할 수 있는 귀중한 경험이었다. 글 구보건축 사진 텍스처온텍스처 구보건축 gubowork.com 노원구청 주소 서울특별시 노원구 노해로 437 개관 월 – 금 9:00~18:00  휴관 토, 일, 법정 공휴일 홈페이지 www.nowon.kr
VISIT YOURSELF BUNKER 대방 청소년 문화의 집, 조진만(조진만 건축사사무소) * 내부 엘리베이터가 없어 이동에 제한이 있을 수 있습니다. 동작구 대방동의 벙커는 조성 시기가 불분명한 군용 시설이다. 가로 45m, 세로 12m, 높이 10m의 지하 공간은 빼곡히 들어선 아파트단지 옆 대방 공원의 안에 조용히 묻힌 채 완전히 도시에서 숨겨진 공간이다. 군용 목적이 사라지자 한동안 주류업자가 와인 저장고로 쓰다 이후 공원의 관리용 자재창고로 방치되어 있었다. 주변에는 20곳의 학교들이 밀집한 곳이나 마땅히 청소년들을 위한 놀이 공간은 턱없이 부족한 상태에서 벙커를 활용해서 매력 있는 놀이터를 만들면 좋겠다는 기획에서 프로젝트는 출발하였다. 근래 벙커를 활용한 프로젝트들이 주목을 받은 것도 한몫했다. 제주도의 빛의 벙커라든지 여의도 벙커를 고친 갤러리가 그러한 사례이다. 하지만 모두 활용 면에서 정적이고 일방향적 관람으로 동적이고 활발한 공동체 소통 공간으로 활용된 적은 없었다. 벙커라는 비일상적이고 특수한 환경에 어떻게 많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함께할 수 있는 스포츠와 창작활동, 교육과 휴식을 위한 장소를 만들 것인지가 주어진 과제였다. 벙커라는 특별한 스케일의 공간이 가지는 특성을 활용해 모두에게 열린 ‘숲속, 우리들의 비밀기지’라는 주제 속에 입체광장, 길과 방들로 구성된 ‘작은 지하도시‘의 형식을 적용하였다. 도시의 형식이라는 것은 공적인 길과 광장을 따라 연결된 다양한 사적 용도의 방들은 시간이 흘러도 기본 골격은 유지한 채 다채로운 용도로 변용할 수 있다. 상하층으로 구획된 벙커의 바닥 일부를 해체하여 하나로 통합하고 다락을 매달아 세 개 층 공간의 깊이를 만들었다. 1층에는 가상현실을 접목해 다양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ICT 스포츠시설과 다목적 공연장이 있다. 2층으로 가면 아이들이 다양한 모임과 미디어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는 방들을 만날 수 있다. 3층 공중에 매달은 다락 카페는 공중정원을 품는다. 벙커의 앞마당에는 경사지를 활용한 ‘숲속 문화마당’이 생긴다. 녹지화된 스탠드와 앞마당은 공연, 휴식 등 다양한 의미의 소통이 이루어지는 열린 쉼터이다. 글 조진만 건축사사무소 조진만 건축사사무소 jo-jinman.com BUNKER 대방 청소년 문화의 집 장소 서울특별시 동작구 여의대방로36길 71 대방청소년문화의집 개관 화~토요일 09:00~21:00, 일요일 09:00~18:00 휴관 월요일, 신정, 명절, 선거일은 정기휴관 문의  02-845-0924 홈페이지 bunker.or.kra
VISIT YOURSELF 윤슬: 서울을 비추는 만리동, 강예린(서울대 건축학과) + 이치훈(건축사사무소 에스오에이) '윤슬: 서울을 비추는 만리동’은 도시의 창작자들의 프로그램이 수용가능한 열린 플랫폼이자, 도시와 사람을 비추며 새로운 보행자의 시선을 증폭시켜주는 광학 장치이다. 서울로 7017로 인해서 생겨나는 중요한 도시 경험은 고가를 올려다보고 도시를 조망하는 새로운 보행자의 시점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윤슬’은 만리동 뒤뜰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의 시각적인 도시 경험을 증폭시키는 장소다. 올려보고 내려보는 행위들 사이에 하나의 커다란 광학 장치를 두고, 사람들이 앞으로 변화될 만리동의 상들을 유희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한다.   ‘윤슬’은 서울로 7017을 걷는 보행자들의 시각적 경험이 머무는 도착지이다. 새로운 높이에 만들어진 보행자의 시선은 만리동 광장에 이르러 작품 속으로 집중된다. ‘윤슬’은 보행자들이 작품의 내부로 자연스럽게 걸어 들어가도록 한다. 외부에서 내부로 걸어 들어가며 도시와 공원의 다양한 상이 맺히는 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윤슬: 서울을 비추는 만리동’은 도시경관을 다양한 상으로 반사하는 광학장치이다. 가까이 갈 수록 작품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점진적으로 도시 밖으로 보여진다. 작품의 깊숙한 내부는 비워진 공간과 휴식을 위해 앉아서 머물 수 있는 바닥이 펼쳐진다. 도시를 비추는 지붕과 비워진 공간에서 다양한 창작, 문화 행위들이 담겨진다. 야간에는 도시를 반사하던 거울이 빛을 내어 작품 내부를 밝힌다. 글 사진 건축사사무소 에스오에이(SoA) 건축사사무소 에스오에이(SoA) societyofarchitecture.com @soa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