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HOUSE

부암동주택

최두남

2024년 10월 27일 3:00PM
참가비 10,000원
사진_김종오
사진_김종오
사진_김종오
사진_이종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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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김종오

하늘과 만나는 마당, 옥상

처음 대지를 방문했을 때 가장 크게 느꼈던 점은 후면에 성곽을 면하고 있다는 점과 삼각형의 대지에 들어서 있는 기존 주택이 대지의 특성이나 형태와는 전혀 무관하게 서 있는 점이었다. 부정형의 대지는 종종 접할 수 있는 형태일 수 있지만, 부암동 대지는 전면도로와 후면의 성벽 사이에 삼각형의 대지 모양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대지와 주변과의 관계 정립은 형태 이상의 역학을 고려하면서 설계해야 했고, 대지 후면의 옛 성곽에 대한 건축적 해석의 방향을 결정짓는 일이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었다.

설계 진행 과정에서 많은 건축적 시도 후에야 정확한 제약 조건을 알아낼 수 있었고, 대지에 적용되고 있는 규모나 높이에 대한 제한 조건은 설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설상가상으로 대지조차 지적과 현황의 차이로 기존 주택의 자리가 잘려나간 상황에서 최종안 설계에 임했다. 대지가 처한 열악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수동적인 수용보다는 적극적인 의지로 설계를 진행했다. 우선, 매스 설정에 있어 대지의 형태를 거스르지 않으면서 유연하고 절제된 볼륨을 찾고자 했다. 또한 뒤쪽 성곽의 스케일을 범하지 않는 범위에서 매스를 지면으로부터 부상시켜 주거 시설의 프라이버시를 확보함과 더불어 매스 자체는 수평적으로 띄워 올려진 띠로 성곽을 따라 도는 날렵함이 느껴지도록 구성했다. 그리하여 강한 선으로 읽히는 성벽과의 관계에서 건물이 중력의 수직적인 입체보다는 무중력의 수평적인 볼륨으로 부각될 수 있도록 했다.

성곽과의 관계 정립에 있어서 처음 한동안은 매스 자체가 후면에 위치한 성곽에 대하여 투명성을 유지하게 하여 실내에서 성벽 쪽으로 자유로운 개방을 시도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성벽의 참된 역동성이 비껴볼 때 훨씬 강하게 와 닿는 것을 느낀 후부터는 오히려 실내에서 성곽 쪽으로의 노출을 자제해 성곽의 존재를 진출입 시 비껴보며 외부에서 느끼도록 했다. 대신 전면을 완전히 개방해 인왕산의 파노라마 같은 경관을 끌어들이고자 했다. 이렇듯 전, 후면 경관의 차별화를 통해 성벽의 존재는 압도함이 없이 기억 속에 자리하고, 실내에서는 가끔 창문을 통해 스치듯 부각되는 절제된 건축 요소가 될 수 있도록 유도했다.

건물 진입과 내외 동선 및 평면 구성은 앞서 언급한 대로 대지가 성곽과 전면 도로에 압축된 상황에서 근접 대지들이 뭉쳐 들어와 건축적 행위가 마감되는 장소보다는 설계된 건물이 건축적 행위의 시발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학적 구도 하에 설계되었다. 우선, 삼각형 대지의 꼭지점을 터서 진입을 유도하고, 지면으로부터 건물을 거쳐 옥상에 이르는 계단을 성벽과 건물 사이에 배치하며 진입 동선이 성벽의 둔턱과 건물의 높이를 자연스럽게 조절하는 완충적인 역할을 하도록 유도했다.

하나의 수직적인 키가 건물과 성벽 사이에 물려진 상황에서 한 개 층을 오른 후 계단실에서 실내공간으로 주 진입이 이루어지도록 했다. 그리고 일단 실내에 들어와서는 동선의 흐름이 대지의 장축인 남북방향으로 이루어지도록 하여 대지의 세로축이 갖는 공간감을 최대한으로 이용하고자 했다.

평면 구성에 있어서는 실내 자체를 단일 공간 개념으로 처리했고, 공간들이 가변성 있게 이용되도록 화장실을 제외하고는 미닫이문 및 스크린문을 사용했다. 공간배분에 있어서는 주거자의 취향에 부응하여 공적공간인 주방과 거실이 벽난로를 사이에 두고 주공간을 차지하고 있으며, 사적공간인 침실은 절제된 규모로 계획되어 있다. 그리고 공간을 규정짓는 벽들을 가변성 있는 요소들로 대체했다.

이를 통해 공적공간과 사적공간의 시각적 공유가 가능토록 하고, 전체 공간의 흐름이 막히지 않으면서 시각의 다양화가 느껴질 수 있도록 했다. 그리하여 제한된 면적 하에서도 공간의 원활한 흐름을 통해 공간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평면을 구성했다.

공간 구성에 있어서는 수학적인 절대면적의 최대 확보보다 건축적 요소를 통해 공간들을 규정지었다.공간 간의 위계를 부여하는 것이 풍요한 공간 창출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재확인하게 되었다. 건물 재료의 선택 과정에서 건물 형태를 무리없이 하나의 볼륨으로 표현할 수 있는  노출콘크리트를 사용하게 되었으며, 구조는 기둥으로 처리해 전면개방이 가능하게 했다. 철인 십종경기를 열 번 이상 치른 듯한 지금, 부암동 주택은 나로 하여금 적어도 끈기에 있어서만은 건축적 철인을 만들어준 듯하다.

 최두남 사진 김종오, 이종근

최두남
교수, 건축가 및 화가로 활동 중인 최두남은 1953년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 U.C.버클리에서 학사와 하버드대학 건축대학원(GSD)에서 건축학 석사를 취득하고 지난 25년간 미국과 한국에서 교육자와 예술가로서 학계와 건축계에 종사하고 있다. 현재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명예교수이며, 2011년 미국 건축가 협회의 초청 강연을 비롯하여 유럽 및 하버드 건축대학원에서의 건축전 등 수많은 강연과 전시를 갖은 바 있다. 뉴욕의 건축사무소 KPF와 Woo&Williams에서 실무를 시작했으며, 1988년부터 1996년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개인 사무실을 운영한 바 있다. 그의 작업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건축재단 및 건축잡지들로부터 수상과 호평을 받은바 있으며 한국에서는 1988년 샘터화랑 설계로 한국건축협회상을 수상했다. 또한 대통령 직속 국가 건축 정책 위원으로서 공직을 역임하기도 한 그는 미국 건축가협회 정회원으로서 한남동 주택, 부암동 주택, 조일빌딩, 샘터화랑 등 다수의 주택, 문화 및 상업 시설을 설계했다.
건축가최두남
일시2024년 10월 27일 3:00PM
위치서울시 종로구 창의문로
집합 장소서울시 종로구 부암동 부암동주민센터 입구(서울시 종로구 창의문로 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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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건축가특집, 김정임 올해 오픈하우스서울의 주제는 <일상의 공간, 위로의 도시>이다. 집뿐만 아니라, 우리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무실, 학교와 같은 일상의 공간을 주목한다. 공간에서 얻는 작은 위로는 일상을 버티는 힘을 주기도 한다. 도시에서 만나는 사소한 장면과 우리를 머물게 하는 뜻밖의 장소에서 위로를 얻기도 한다. 한강 다리를 건너며 보는 노을, 작은 공원의 벤치,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쏟아지는 로비, 잠시 숨어들던 구석진 공개공지, 빛이 쏟아지는 복도, 하늘을 바라보던 테라스와 루프탑 등 일상의 건축/도시에서 당신이 위로를 얻는 공간/장소는 떠올리며, 올해 오픈하우스서울은 서울을 거닐고 일상의 공간을 방문하며, 일상을 담고 위로를 건네는 건축과 도시를 만나보고자 한다.   그와 함께 올해 스페셜은 김정임 건축가 특집을 진행한다. 건축가 김정임(서로아키텍츠)은 오피스, 학교, 노인시설 등 우리 삶과 밀접하지만, 미처 손길이 닿지 않는 공간에 관심을 두고, 소통하는 건축을 만들어가고 있다. 서울스퀘어 같은 1조 규모의 대형 오피스 프로젝트부터 SK D&D와 같은 인테리어 규모의 오피스 플래닝까지, 스케일 차이를 넘나드는 그의 작업에는 움직임에 대한 고려와 생활의 감각이 체화되어 있다. 도시와 건축의 경계 없는 접근만큼이나 건축과 인테리어의 경계 없는 통합적인 설계를 보여주는 건축가 김정임의 작업에서 우리 삶에 필요한 공간의 가치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글 임진영 사진 studio texture on texture SPECIAL 작가 특집 김정임((주)서로아키텍츠) INTERVIEW | 김정임  OPENHOUSE 10월 26일(토) 14:00 | NEW논현사옥_ 김정임 10월 28일(월) 15:00 | 누디트 서울숲_ 김정임 10월 30일(수) 13:30 | 마곡하늬중학교_ 김정임 10월 30일(수) 16:00 | 양천근린공원 책쉼터_ 김정임 OPENSTUDIO 11월 01일(금) 16:00 | 서로아키텍츠_ 김정임 디지털기록화작업│ 3D Scan VR 11월 01일(금) 16:00 | 제주도 하우스오브레퓨즈(영상 공개일)_ 테크캡슐 VISIT YOURSELF | 넘은들공원 책쉼터_ 김정임 김정임 김정임은 (주)서로아키텍츠(Seoro Architects) 대표다.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였으며 20여 년간 다양한 실무를 경험하고, 2012년 서로아키텍츠를 개소해 마스터플랜과 건축 설계, 인테리어 디자인, 오피스플래닝 등 다양한 스케일의 작업을 해오고 있다. 현대사회를 구성하는 요소 간의 상호작용과 관계성을 고찰하고 다양한 사용풍경을 담는 총체적 환경(holistic environment)을 만드는 것에 흥미가 있다.  대표작으로는 서울스퀘어, 제일기획 본사 리뉴얼, NEW논현사옥, 한남 라테라스, 양천공원 책쉼터, 하우스오브레퓨즈_제주 등이 있으며 배재대 하워드관, 라테라스 한남으로 건축문화대상을, 애월_펼쳐진집으로  제주건축문화대상, 양천공원 책쉼터로 서울시 건축상과 대한민국공공건축상 대상을 받았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서울시교육청 ‘꿈을 담은 교실만들기 사업’의 총괄건축가로 활동하며 교육공간혁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끌어냈으며, 서울시 공공건축가 및 건축정책위원, 국가건축정책위원 등을 역임하며 공공분야에서의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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